유리한 게임은 반복할수록 돈을 벌 확률이 커진다 — 더하기의 세계
“단기적으로는 오르내려도 길게 보면 괜찮다.”
유리한 게임은 반복할수록 돈을 벌 확률이 커진다 — 더하기의 세계
반복하면 왜 더 유리해질까
“단기적으로는 오르내려도 길게 보면 괜찮다.”
평균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장사나 투자를 이야기할 때 흔히 듣는 말이다. 실제로 한 번의 기대손익이 양수인 게임을 같은 조건에서 독립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면, 반복 횟수가 늘어날수록 최종적으로 돈을 벌 확률은 커진다.
결론은 우리의 직관과 같다. 이 글의 목적은 그 직관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를 수학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핵심은 두 가지 증가 속도의 차이에 있다.
- 누적 기대손익은 반복 횟수 에 비례해 커진다.
-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는 에 비례해 커진다.
둘 다 커지지만 기대손익이 더 빠르게 커진다. 그래서 게임이 유리하다면 판수가 늘어날수록 손실 구간은 평균에서 점점 멀어지고, 돈을 벌 확률은 높아진다.
먼저 기댓값이 0인 단순한 장사를 통해 반복할 때 흔들림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본다. 그다음 기댓값이 양수인 두 예제에서 실제로 손실 확률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한다.
1963년의 내기
경제학자 폴 사무엘슨은 1963년 발표한 짧은 논문에서 동료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200달러를 받고, 뒷면이 나오면 100달러를 잃는 내기였다.
동료는 한 번의 내기는 거절했지만, 같은 내기를 100번 할 수 있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 판의 기대이익은 50달러다.
따라서 “한 번은 싫지만 100번이라면 하겠다”는 반응은 자연스럽게 들린다. 한 번만 하면 돈을 잃을 확률이 50%지만, 같은 내기를 100번 묶으면 최종적으로 손실을 볼 확률이 매우 작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사무엘슨이 다룬 문제는 단순히 100번 했을 때 손실 확률이 얼마인가가 아니었다. 그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재산 수준이 조금 달라져도 한 번의 내기를 계속 거절하는 사람이, 같은 내기의 100회 묶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기대효용 이론 안에서 일관된가?
사무엘슨의 원래 논문은 이러한 선택이 기대효용 이론에서 일관적인지를 다룬다. 그러나 이 글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더 단순하다. 100번 반복했을 때 손실 확률이 실제로 얼마나 낮아지며, 그런 변화가 왜 생기는가? 이를 계산하려면 먼저 반복할 때 누적 손익의 흔들림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야 한다.
붕어빵 장사의 모형
김 사장님이 붕어빵 노점을 운영한다고 하자. 현실의 날씨와 장사는 훨씬 복잡하지만, 계산을 위해 다음과 같이 단순화한다.
- 좋은 날에는 10만원을 번다.
- 나쁜 날에는 10만원을 잃는다.
- 두 결과의 확률은 각각 50%다.
- 각 날의 결과는 서로 독립이다.
이 장사는 좋은 날과 나쁜 날의 크기와 확률이 정확히 같으므로 하루 기대손익이 0이다. 돈을 버는 데 유리한 장사가 아니라, 반복에 따른 흔들림만 관찰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100일 동안 반복하면 누적 손익과 하루당 평균의 흔들림은 각각 어떻게 변할까?
먼저 ‘흔들림’을 정의하자
최선과 최악의 차이만 보면 하루의 범위는 −10만원에서 +10만원까지이므로 20만원이다. 100일의 범위는 −1,0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이므로 2,000만원이다.
하지만 이 범위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극단까지 똑같이 취급한다. 예를 들어 100일 내내 손실이 날 확률은
이다. 0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위험을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확률이다.
그래서 최악과 최선의 간격 대신 결과가 평균 주위에 얼마나 퍼지는지를 재는 표준편차를 사용하자. 이 글에서는 표준편차를 편의상 ‘흔들림’이라고 부르겠다.
하루의 흔들림
하루 손익을 만원 단위로 적으면 가능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날의 상태 | 손익 | 확률 |
|---|---|---|
| 좋은 날 | +10 | 1/2 |
| 나쁜 날 | −10 | 1/2 |
하루 평균, 즉 기댓값은 0이다.
평균에서 벗어난 값을 그대로 더하면 양수와 음수가 상쇄된다. 그래서 편차를 제곱한 뒤 평균을 내어 분산을 구한다.
분산의 단위는 만원²이다. 다시 원래 돈의 단위로 돌아오기 위해 제곱근을 취한다.
따라서 하루 손익의 흔들림은 10만원이다.
이틀의 흔들림
이틀 동안 가능한 결과는 네 가지다.
| 첫날 | 둘째 날 | 합계 | 확률 |
|---|---|---|---|
| 좋은 날 | 좋은 날 | +20 | 1/4 |
| 좋은 날 | 나쁜 날 | 0 | 1/4 |
| 나쁜 날 | 좋은 날 | 0 | 1/4 |
| 나쁜 날 | 나쁜 날 | −20 | 1/4 |
평균은 여전히 0이고, 분산과 표준편차는 다음과 같다.
이틀 누적 손익의 흔들림은 약 14만원이다. 하루보다 작아진 것이 아니라 커졌다. 다만 10만원의 두 배인 20만원까지 커지지는 않았다. 서로 반대인 두 날의 손익이 상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규칙이 나온다. 서로 독립인 확률변수들을 더하면 분산은 더해진다.
표준편차가 그대로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분산을 더한 뒤 마지막에 제곱근을 취한다.
100일의 누적 손익
하루 손익을 , 100일 누적 손익을
이라고 하자. 각 날의 결과가 독립이고 분산이 모두 100이므로
이다. 따라서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는
만원이다.
일반적으로 한 판의 평균이 , 표준편차가 이고 각 판이 서로 독립이라면, 판 누적 손익 은
을 만족한다.
즉 붕어빵 장사를 100일 하면
이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은 실제로 서로 상쇄된다. 그러나 기댓값이 0이므로 이익 쪽으로 이동하는 힘도 없다.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는 에 비례해 커지지만, 누적 기대손익은 계속 0에 머문다.** 따라서 오래 반복해도 돈을 벌 확률이 특별히 높아지지 않는다.
‘평균 ± 표준편차’는 무엇을 뜻할까
100일 누적 손익의 평균은 0원이고 표준편차는 100만원이므로
을 하나의 대표적인 범위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범위를 곧바로 “항상 결과의 68%가 들어오는 구간”이라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다. 68%는 정규분포에서 성립하는 규칙이다. 100일 손익은 이항분포를 변형한 이산적인 분포이므로 정규분포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이 예에서 −10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가 되려면 좋은 날이 45일에서 55일 사이여야 한다. 정확한 확률은 약 72.9%다. 구간의 양 끝을 어떻게 포함하느냐에 따라서도 수치가 달라진다.
따라서 앞으로 는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한 개만큼 떨어진 대표 구간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자. 정확한 손실 확률이 필요할 때는 해당 분포를 직접 계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큰 수의 법칙은 무엇을 말할까
100일 누적 손익을 100으로 나누면 하루당 평균 손익이 된다.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가 100만원이므로, 하루당 평균 손익의 표준편차는
이다. 일반식은 다음과 같다.
| 측정 대상 | 하루 | 100일 |
|---|---|---|
|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 | 10만원 | 100만원 |
| 하루당 평균 손익의 표준편차 | 10만원 | 1만원 |
같은 100일의 결과를 보면서도 하나는 커지고 다른 하나는 작아진다. 모순이 아니다. 측정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 누적 손익은 계속 더해지므로 흔들림이 만큼 커진다.
- 한 번당 평균은 누적 손익을 다시 으로 나누므로 흔들림이 만큼 작아진다.
큰 수의 법칙은 적절한 조건에서 이 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표본평균의 분산이 으로 줄어드는 계산은 그 수렴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다. 그러나 이 분산 공식 자체가 큰 수의 법칙 전부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래 하면 안정된다”는 말에서 안정되는 것은 한 번당 평균 성과다.
- 한 번당 평균 성과는 안정된다.
- 누적 손익의 절대적인 금액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기댓값이 0인 장사에서는 한 번당 평균이 0에 가까워질 뿐, 최종 손익이 플러스 쪽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이제 기댓값이 양수인 사무엘슨의 내기와 비교해보자.
사무엘슨의 내기를 계산해보자
이제 앞면 +200달러, 뒷면 −100달러인 내기를 100번 반복해보자.
한 판의 평균은
달러다. 두 결과는 평균에서 각각 150달러만큼 떨어져 있으므로 한 판의 표준편차는
달러다.
100판 누적 손익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달러다. 따라서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한 개만큼의 대표 구간은
다.
그러나 손실 확률을 알고 싶다면 이 구간만 보고 “3표준편차 이상이므로 0.1% 미만”이라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정규근사는 대략적인 감각만 주며, 이 문제는 이항분포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100판 중 이긴 횟수를 라고 하면 누적 손익은
이다. 손실이 나려면 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고, 그 확률은 약 0.043%다. 대략 2,300번에 한 번꼴이다.
반복하면서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는 한 판의 150달러에서 1,500달러로 커졌다. 그런데 평균은 50달러에서 5,000달러로 더 빠르게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평균은 에 비례해 커지고, 표준편차는 에 비례해 커진다. 그래서 판수가 늘수록 평균이 표준편차에 비해 더 멀리 앞서간다.
이 내기에서 100회 묶음의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이유는 “누적 손익의 흔들림이 줄었기 때문”이 아니다. 양의 기대이익이 흔들림보다 더 빠르게 누적되기 때문이다.
100번 반복하면 실제로 유리해진다
확률만 놓고 보면 한 번의 내기와 100번의 내기는 분명히 다르다.
한 번만 하면 돈을 잃을 확률은 50%다.
하지만 100번 반복하면 최종 손실 확률은 약 0.043%까지 낮아진다. 반대로 말하면 최종적으로 돈을 벌 확률은 약 99.957%다.
반복해서 유리해진 이유는 손익의 흔들림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 표준편차는 150달러에서 1,500달러로 오히려 커졌다. 그러나 기대이익은 50달러에서 5,000달러로 더 빠르게 커졌다. 그 결과 손실이 발생하는 0달러 아래 구간이 평균에서 멀어졌다.
이것이 더하기 세계에서 반복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원리다.
이 커질수록 은 보다 빠르게 증가한다. 따라서 인 게임에서는 기대이익이 흔들림을 앞질러 간다.
물론 실제로 내기를 받아들일지는 보유 자금과 손실 감내 능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이 다루는 최종 손익의 확률만 보면, 100번의 묶음이 한 번의 내기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 문제 — 기대값이 플러스인 장사
이번에는 좋은 날 +15만원, 나쁜 날 −10만원이고 두 결과의 확률이 각각 50%라고 하자.
한 날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만원이다. 100일 누적 손익은
만원이다.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 한 개만큼의 구간은
으로 모두 플러스다. 그러나 이 구간 바깥의 결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100일 중 좋은 날의 수를 라고 하면 누적 손익은
만원이다. 적자가 되려면
즉 여야 한다. 이는 나쁜 날이 61일 이상이라는 뜻이다. 정확한 확률은
으로 약 1.76%다. 대략 57명 중 한 명꼴이다.
이 예제에서도 직관과 계산은 일치한다. 하루 기대손익이 +2.5만원인 장사를 100일 반복하면 적자로 끝날 확률은 약 1.76%다. 정확히 본전으로 끝날 확률은 약 1.08%이고, 흑자로 끝날 확률은 약 97.16%다. 적자가 아닐 확률은 약 98.24%다.
기댓값이 플러스라는 말이 손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조건으로 반복할 수 있다면 판수가 늘어날수록 손실 확률은 0에 가까워지고, 돈을 벌 확률은 1에 가까워진다.
유리한 게임은 반복할수록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
고정된 금액의 손익이 독립적으로 더해지는 세계에서 결론은 분명하다. 한 판의 기댓값이 양수라면, 같은 게임을 반복할수록 최종적으로 돈을 벌 확률은 커진다.
첫째, **누적 기대손익은 에 비례한다.**
둘째, **누적 손익의 표준편차는 에 비례한다.** 반복한다고 누적 금액의 흔들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셋째, **한 번당 평균의 표준편차는 에 비례해 줄어든다.** 큰 수의 법칙이 다루는 대상은 바로 이 평균이다.
기댓값이 양수라면 평균은 의 속도로 이익 쪽으로 이동하고, 흔들림은 의 속도로 커진다. 적절한 독립성·동일분포·유한분산 등의 조건 아래에서는 이 때문에 손실 확률이 점차 작아진다.
따라서 더하기 세계에서는 “유리한 일을 길게 하면 돈을 벌 가능성이 커진다”는 직관이 맞다. 다만 이 결론을 현실의 사업이나 투자에 적용하려면 다음 전제가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 손익의 확률과 크기가 계속 같다는 보장이 없다.
- 나쁜 날들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을 수 있다.
- 추정한 기댓값 자체가 틀릴 수 있다.
- 반복이 끝나기 전에 자금이 고갈될 수 있다.
- 손실이 고정 금액이 아니라 현재 자산의 비율로 발생할 수 있다.
이 조건들이 유지되는 고정 금액의 더하기 게임에서는 반복이 유리한 게임의 힘을 드러낸다. 사무엘슨의 내기는 한 번이면 손실 확률이 50%지만, 100번이면 약 0.043%다. 개선된 붕어빵 장사도 100일 뒤 흑자로 끝날 확률이 약 97.16%다.
하지만 주식 계좌의 수익률은 대개 고정 금액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자산에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누적된다. −50% 뒤에 +50%가 와도 원금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더하기의 세계에서 확인한 결론을 수익률이 곱해지는 세계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곱하기 세계에서는 어떤 평균을 사용해야 하며, 반복이 자산에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진다.
편집 메모
이 글의 계산은 각 시행이 독립이고 결과의 확률 및 금액이 변하지 않는다는 단순화된 모형에 기반한다. 는 설명을 위한 대표 구간이며, 정확한 확률 구간이나 보증 범위가 아니다. 손실 확률은 정규근사가 아니라 이항분포로 계산했다.
사무엘슨 일화의 원전은 Paul A. Samuelson, “Risk and Uncertainty: A Fallacy of Large Numbers”(1963)이다. 이후 논의에서는 한 번의 내기를 거절하면서 반복 묶음을 받아들이는 선택이 어떤 효용함수 아래에서 일관될 수 있는지를 두고 반론과 확장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