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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Archive·이론·2026-09-09

[통계와 투자] 열 종목이 함께 떨어지는 이유 — 독립에서 상관계수로

상승 확률이 각각 70%인 종목을 열 개 샀다고 하자. 한 종목의 하락 확률은 30%다.

[이론] 열 종목이 함께 떨어지는 이유 — 독립에서 상관계수로

상승 확률이 각각 70%인 종목을 열 개 샀다고 하자. 한 종목의 하락 확률은 30%다.

독립이라면 정확히 일곱 종목이 오를 확률

먼저 열 종목이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정확히 일곱 종목이 오를 확률은 이항분포로 계산할 수 있다.

조합을 손계산 형태로 풀면

이고,

이다. 따라서 정확히 일곱 종목이 오를 확률은 약 26.7%다.

이 확률이 낮아 보이는 이유는 상승 종목 수가 정확히 일곱 개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섯 개가 오를 수도 있고, 여덟 개나 아홉 개가 오를 수도 있다.

정확히 일곱 개가 아니라 일곱 개 이상 오를 확률은

으로 약 65.0%다.

여기까지는 열 종목의 등락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독립 가정에 따른 결과다.

독립이라면 열 종목이 모두 하락할 확률

만약 열 종목이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면, 열 종목이 같은 날 모두 하락할 확률은 각 종목의 하락 확률을 곱해 구할 수 있다.

계산하면

이고, 백분율로는

다. 약 16만 9천 번에 한 번에 해당한다.

독립이라는 가정 아래에서도 열 종목이 모두 떨어지는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다만 각 종목의 상승 확률이 실제로 70%라면 그 가능성은 극히 작다.

그런데 현실의 주식시장에서는 여러 종목이 한날한시에 하락하는 모습을 그보다 훨씬 자주 본다. 계좌에 서로 다른 종목을 열 개 담았는데도 모든 종목이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날이 있다.

계산이 틀린 것일까?

계산이 틀린 것이 아니라, 종목들이 서로 독립적이라는 가정이 실제 시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식은 서로 독립된 동전이 아니다

동전을 열 번 던질 때 각 결과는 앞선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주식은 그렇지 않다.

같은 시장에 속한 종목들은 여러 공통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 금리
  • 환율
  • 경기 전망
  • 정부 정책
  •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
  • 산업의 업황과 원자재 가격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 성장주들이 함께 하락할 수 있다. 경기 전망이 나빠지면 소비재와 산업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외국인이 시장 전체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서로 다른 산업의 종목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한 종목이 하락하는 사건과 다른 종목이 하락하는 사건은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 공통 악재가 발생하면 여러 종목의 하락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지고, 실제 가격도 같은 방향으로 모이기 쉽다.

열 종목의 이름은 서로 달라도, 그 종목들을 움직이는 원인은 같을 수 있다.

독립 가정이 놓치는 것

독립을 가정한 계산에서는 A종목의 하락이 B종목의 하락 확률에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전 종목이 하락할 확률을 단순히 다음과 같이 곱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종목이 같은 시장 충격에 반응한다면 이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A종목이 하락한 날에는 B종목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각 종목의 상승 확률을 따로 계산하는 것만이 아니다. 종목들이 서로 어느 정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도 알아야 한다.

개별 확률은 각각의 종목을 설명하지만, 전 종목이 함께 하락하는 위험은 종목 사이의 관계까지 알아야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상관계수가 필요하다

상관계수는 두 종목의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나타내는 수치다.

  • 상관계수가 에 가까우면 두 종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 상관계수가 에 가까우면 두 종목의 선형적인 동조 관계가 약하다.
  • 상관계수가 에 가까우면 두 종목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종목 간 상관관계가 높으면 여러 종목을 보유해도 한꺼번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상관관계가 낮거나 음수라면 한 종목의 손실을 다른 종목의 수익이 상쇄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분산투자를 판단할 때는 종목 수만 세어서는 안 된다.

몇 종목을 샀는가보다, 그 종목들이 서로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는가가 중요하다.

열 종목을 샀다고 위험이 자동으로 열 갈래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장, 같은 산업, 같은 투자 논리에 의존한다면 하나의 악재에 함께 무너질 수 있다. 종목명은 열 개여도 투자한 위험은 하나일 수 있다.

이것이 독립확률만으로 실제 포트폴리오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이며, 분산투자를 이해하기 위해 상관계수를 도입해야 하는 출발점이다.

다만 현실에서 동반 하락이 나타나는 이유를 상관관계 하나로만 단정해서도 안 된다. 처음 추정한 상승 확률 70%가 부정확했거나,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여러 종목의 상승 확률이 동시에 낮아졌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개별 종목의 확률만으로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